동짓달

옛 동양화 그림에서 한 쌍의 물고기는 부부애를 상징했다. 시조의 상황은 이와 반대 이기 때문에, 물고기를 다르게 표현했다.
그리운 마음이 들 때 마다 한복을 꺼내어 보는 모습과 그 때문에 한복이 손을 많이 타게 되면서 동정이 헤어지기 시작하는 모습을 떠올렸다.
누군가를 오래 동안 그리워하다 보면 정확히 알 수 없는 감정이 들 때가 많다. 떠나간 그 사람이 정말 보고 싶은 마음인지 원망이 생기는 것 인지 또는 이렇게 뒤 섞인 감정들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. 황진이의 시조 “동짓달 기나긴 밤”을 떠올릴 때 마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. 학창 시절 이 시조를 배웠을 때 크게 감명을 받은 기억은 전혀 없다. 하지만 머리 속에 크게 남은 의문은 도대체 누군가를 얼마나 그리워했길래 저렇게 시까지 지으며 기다리고 있었을까 였다. 뒤이어 든 생각은 저렇게 그리워하면서 동시에 미움의 감정으로 그 사람이 돌아올 때까지 버티며 있었던 것은 아니 었는지 하는 점이 었다.
그녀가 어떤 마음으로 그 사람을 생각 했는지 아직도 온전히 알 수 없지만, 항상 개인적으로는 그녀가 오랫동안 가지고 온 것처럼 느껴진 감정을 버리고 떠나길 바랬다. 그래서 아무도 없고, 그 사람이 돌아오면 주려고 했던 마음만 남겨져 있는 모습을 상상했다.


작품속에 있는 한복은 쾌자라고 불리며, 남성이 입는 긴 조끼의 형태 이다. 쾌자는 조선시대에 군복이나 무용복의 하나로 사용되어 왔으며 무당이 굿을 할 때도 입는 옷이다. 현재는 결혼식이나 특별한 날 입는 남성의 예복으로 많이 사랑을 받고 있다. 그리고 여전히 무당이 굿을 하는 의식을 할 때에도 사용된다.
겨울: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임, 쓸쓸함, 죽음…
누군가가 무엇을 하던 흔적
